리서치 질문 설계와 페르소나 구축 등 기본기는 탄탄했지만, 그 이후 과정에서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처음 사용자 리서치 과정에서 설문과 인터뷰를 반복하며 계속 다듬어나가신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차 서베이 이후 부족했던 문항을 채우고, 2차 인터뷰에서는 "관리앱이 실질적으로 생활을 바꾸지 않는다", "목표를 낮추는 건 오히려 싫다" 같은 구체적이고 솔직한 사용자 반응까지 끌어내신 걸 보면, 리서치에 들인 노력이 정말 진지했다는 게 느껴집니다.
다만 이 노력이 이후 결과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는 힘이 빠졌습니다. 디자인시스템을 만들려고 했으나, 사용자 중심 UI 디자인 단계에서 활용되지 않았고, UI 작업과 프로토타이핑 작업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리서치에서 쌓은 전문성이 뒤로 갈수록 옅어지는 흐름이 아쉬웠습니다.
완벽주의 성향과 실패에 대한 부정적 감정에 대해 정말 깊이 있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게 느껴졌습니다. 인사이트의 활용, IA 구조화, 온보딩의 차별화 등 리서치를 실제 구조로 옮기는 지점에서는 좋은 시도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캐릭터를 실사 느낌의 이미지로 구현한 브랜딩 작업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대충"이라는 프로덕트 이름과 전반적으로 구현한 브랜드 간의 조화로움이 특히 좋았고, 프로젝트 과정이 험난했음에도 이 작업만큼은 끝까지 잘 마무리하셨습니다.
다만 리서치에 쏟은 시간에 비해 최종적으로 도출된 인사이트는 조금 표면적으로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타겟 사용자가 무엇을 원하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고민이 있었던 반면, 지속하기 힘든 이유에 대한 깊이 있는 공감은 부족했습니다. "힘이 없다, 시간이 없다, 여력이 없다"는 답변을 그대로 받아들인 수준에 머물렀고, 발표에서 언급한 구조적인 인사이트 역시 사용자에 대한 깊은 공감에서 나온 것이라기보다는 다소 평면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디자인 시스템의 활용이나 UI의 상호작용 창의성, 고급 프로토타입 요소에서도 차별화된 시도가 없었습니다.
리서치와 디자인 시스템 단계의 완성도는 완벽하지는 않았으나, 구성 자체는 좋았습니다. 인터뷰/서베이 질문, 여정 지도의 감정 곡선 활용, 디자인 시스템의 컬러·타이포·컴포넌트 명확성까지, 정리하고 다듬는 능력 자체는 확실히 갖추고 계셨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중심 UI 디자인 단계의 완성도에서 크게 무너졌습니다. 프로토타입의 완성도와 화면 작업이 거의 없었는데, 이는 팀 내 소통 문제, 일정 관리 문제와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중간 과정에서 프로젝트 진행에 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되었고, 이후 정상적으로 지속할 힘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중간 과정이 혼란스럽더라도, 공백이 생기더라도, 일단 일정에 맞춰 진행하는 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부족한 부분은 최종적으로 고치는 게, 완벽한 방향을 찾고 나서야 움직이는 것보다 결과적으로 더 수월합니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투명한 과정 공유였습니다. 날 것인 상태로, 부족한 것을 드러내는 것이 개선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팀원들끼리도 각자 작업 공간에서 따로 작업하며 진행 상황 공유가 충분하지 않았고, 강사와의 진행 상황 공유도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프로젝트의 완성도는 결국 이 소통 공백의 결과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발표 전체를 보면, 캐릭터·브랜딩 작업 외에는 기억에 남는 화면 작업이 많지 않았습니다. 좋은 브랜딩 역량을 UI 디자인과 프로토타이핑 위주로 균형 있게 시간을 배분했다면 완성도 있는 결과물이 나왔을 것 같습니다.
발표의 맥락은 일관적이었으나, 문제 해결의 적절성과 시연 결과물 전달력에서 크게 감점되었습니다. 발표에서는 데스크 리서치에 진입하기까지 오래 걸렸고, 인사이트 설명은 다소 급하게 지나가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사실 발표는 디자인 결과물을 보기 위한 자리인데, 정작 그 결과물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볼 수 있는 결과물에 UI디자인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발표가 다소 지루하게 느껴졌습니다. 코어 밸류 이야기처럼 좋은 내용도 있었는데, 다음엔 그런 강점들을 발표 초반에 배치해서 더 잘 보이게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셨다는 게 과정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다만 그 노력들이 서로 잘 맞물리지 못하고 각자의 부담으로 남았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리서치의 깊이, 브랜딩 감각, 디자인 시스템 구축력까지 이 팀이 갖춘 역량은 분명합니다. 다음 프로젝트에서는 리서치의 방향과 프로젝트 일정을 조기에 점검하고, 그리고 작업을 자주 투명하게 공유하며 일정 관리를 한다면, 지금 갖고 계신 역량이 훨씬 잘 드러나고 좋은 성과로 이어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