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ghts

디자인을 배우다가 사업을 이해하게 됩니다

권진석

Jin Kwon

2026-05-11

May 11, 2026

KT클라우드 테크업 프로덕트 디자인 과정 1기를 마치며

4월 22일 수요일, 수료식을 마쳤습니다. 20명으로 시작한 과정이었는데, 저는 과정이 시작되고 한 달 정도 뒤에 합류했어요. 갑작스러운 합류였지만, 배경에 관계없이 한 가지씩은 얻어갈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커리큘럼을 준비했습니다. 사실, 경력이 많은 수강생들이 많아, 시작할 때 부담스러웠던 점이 많았습니다. 근데, 프로덕트 디자인 과정을 계속 이끌면서, 제가 인생을 헛 살진 않았다는 것도 많이 배웠습니다.

KT클라우트 테크업 과정은 크게 두 단계로 나뉩니다. 앞의 3개월 반은 디자인 정규 과정으로, 기본 프로젝트와 심화 프로젝트를 통해 포트폴리오에 넣을 수 있는 기승전결 구조를 갖춘 프로토타입을 디자인합니다. 나머지 3개월 반은 협업 심화 과정으로, 개발, 보안, 인프라, PM 등 다양한 직군의 수강생들과 함께 실무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해요. 19명이 프로덕트 디자인 과정을 이수했고, 그 중 15명이 실무통합 프로젝트까지 함께했습니다.

잘 된 것들부터 이야기해볼게요

이 과정에서 가장 중점을 뒀던 건 리서치였습니다. 미국에서 석사 과정을 밟으면서 가장 열심히 배웠던 부분이기도 하고, 국내 디자인 교육에서 가장 많이 빠져 있는 부분이기도 해서요. 사용자 경험은 느낌으로 말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로 말해야 한다는 것, 그 태도를 함께 만들어가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습니다.

경력이 많은 수강생들도 있었고, 처음 디자인을 접하는 분들도 있었어요. 성장의 모습은 제각각 달랐습니다. UX/UI 디자인 역량이 눈에 띄게 좋아진 분들이 있었고, DB 구조나 기술적인 이해도가 높아진 분들도 있었어요. 대부분 포트폴리오에 2~3개, 경우에 따라서는 4개까지 작업물을 추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기술적인 역량의 발전보다 태도가 바뀐 수강생들을 볼 때였어요. 열심히 살아가는 자세로 달라진 모습을 보는 게, 그 어떤 결과물보다 더 의미 있었습니다.

아쉬웠던 것들도 있습니다

첫 기수다 보니 일정 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했어요. 운영진으로부터 일정 공유가 늦어지는 상황이 있었는데, 그때 제가 먼저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확인했다면 더 매끄럽게 흘러갔을 겁니다.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움직였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요.

다음 기수에서는 다릅니다. 한 번 경험했으니 같은 상황이 와도 훨씬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거예요. 일정도 더 유동적으로 배치하고, 운영 측면에서 아쉬웠던 부분은 제가 주도적으로 리드하면서 선제 대응할 계획입니다.

AI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습니다

이 과정을 진행하는 동안 AI가 많이 발전했어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 취직하기 좋은 스킬은 디자인보다 AI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AI만 다룰 줄 안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AI를 직접 다뤄보면서 느낀 건, 결국 중요한 건 내가 이 일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가라는 겁니다. AI는 코딩을 해주는 도구일 뿐이에요.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맥락에서 어떤 결과물이 필요한지를 체계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AI도 제대로 작동합니다. 채팅창에서 물어보고 답을 복붙하는 것도, 클로드 코드를 능숙하게 쓰는 것도 AI를 잘 다루는 게 아니에요. AI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태도가 더 중요합니다.

맥락과 히스토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현재의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IT와 디자인도 마찬가지예요. 어떤 이슈가 생겼을 때 툴이 바뀌어왔고, 과거에는 어떤 툴을 사용했는지를 알면 미래에 어떤 툴이 나올지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포토샵에서 피그마로 넘어온 건 협업의 필요성 때문이었어요. 웹플로우가 주목받은 건 디자이너가 직접 배포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해서였고, 지금 AI가 부상하는 건 실행 비용을 낮추려는 흐름의 연장입니다. 이 맥락을 이해하는 사람은 다음 툴이 무엇이든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요. 반면 툴만 배우는 사람은 툴이 바뀔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사람들의 역량은 사실 거기서 거기입니다. 처음 접하는 분야라도 해결하겠다는 의지와 노력이 있으면 돼요. AI는 그것을 보조하는 수단일 뿐입니다. 결국 이 과정에서 전하고 싶었던 것도, 다음 기수에서 전하고 싶은 것도 같아요. 디자인이든 AI든 도구는 바뀌어도,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는 것. 그 태도가 결국 사람을 다르게 만든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특별한 이유

디자인 부트캠프는 많습니다. 피그마를 배우고,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들이요. KT클라우드 테크업 프로덕트 디자인 과정도 그렇게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건 조금 다릅니다. 디자인을 배우러 왔는데 사업이 보이기 시작하고, 개발자와 대화가 되기 시작하고, 내가 만드는 것이 고객의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툴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는 시각이 생기는 거예요.

포토샵에서 피그마로, 피그마에서 AI로 도구는 계속 바뀝니다. 하지만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하려는 태도는 어떤 시대에도 유효합니다. 저는 그 태도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을 이끌고 싶어요.

References

Keywords

Career

Product Design

UX/UI Design

커리어

서비스 기획/디자인

UX/UI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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